한국 제작진이 만든 220억 제작비의 애니메이션-레드 슈즈

평소 모션 그래픽에 관심이 많아서 애니메이션에도 관심이 많았는데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은 항상 실망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는 해외 시장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퀄리티인데 유독 애니메이션은 한참 뒤떨어진 느낌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한국 제작진이 만들었다고 해서 큰 기대는 안 했었지만 과연 레드슈즈는 어땠을까요?

제작비 220억의 대작 국산 애니메이션

홍성호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은 한국 애니메이션이며, 제작비가 220억이나 들어간 작품입니다. 제작사 또한 한국이고  애니메이터들도 한국사람들이 참여한 우리나라의 작품이라는 점이 주목할만합니다. 디즈니나 일루미네이션등의 제작사의 제작비는 보통 1억 5천만 달러(1800억 원) 정도 된다는 것을 보면 아직 비교할 수 없는 금액이기는 하지만 220억의 제작비는 해외 제작사에 비해 큰 금액은 아니지만 퀄리티가 디즈니 작품과 비교해 많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직은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을 따라가기엔 부족한 점이 많이 보이지만 그래도 이 영화가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영화는 한국 월트 디즈니 최초의 한국인 애니메이터인 김상진 감독이 참여하며 디즈니의 분위기와 우리나라의 매력이 합쳐진 새로운 캐릭터가 탄생했다는 평입니다. 김상진 감독은 라푼젤, 겨울왕국, 빅히어로등의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를 만든 분이라고 하니 기대할만합니다. 전 세계 관객을 대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클로이 모레, 샘 클라플린 등 할리우드 배우들을 성우로 기용하였습니다. <레드 슈즈>는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 1차 후보로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비록 상을 받진 못했지만 후보로 선정된 것만으로도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이 그만큼 인정받고 발전하였다는 점은 칭찬할만한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익숙한 동화를 패러디한 흥미로운 스토리

21세기 백설공주라고도 불리며 원작인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를 모티브로 한 이 영화는 영화 내내 긍정적인 메시지가 많이 나오고 캐릭터들의 개성을 표현하는 데에도 많은 신경을 쓴 부분이 보입니다. 백설공주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부분도 좋았습니다. 특히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외모 지상주의에 대한 고정관념을 타파했다는 점입니다. 영화는 일곱 명의 왕자들이 요정의 저주로 초록 난쟁이로 변해버리면서 시작됩니다. 잘생긴 왕자들은 요정의 외모를 무시했고, 화가 난 요정은 누군가가 쳐다보면 못생겨져 버리는 저주를 걸어버립니다. 저주가 풀리는 방법은 가장 아름다운 사람의 키스를 받는 방법뿐이었습니다. 한편 레지나 왕비는 젊음을 원했고, 그 바람을 이 줘주는 레드슈즈를 만들기 위해 실험 중이었습니다. 레드슈즈는 신는 것만으로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워지는 마법의 구두입니다. 어쩌다가 마법의 구두인 레드슈즈를 얻게 된 여주인공 스노 공주는 못생기고 뚱뚱한 몸매였는데 마법의 구두를 신으니 날씬하게 변하면서 아름다워졌습니다. 레지나 왕비는 레드슈즈를 뺏기 위해 공주를 공격하고 공주는 왕비를 피해 달아나다가 일곱 난쟁이를 만나게 됩니다. 스노 공주는 신분을 숨긴 채 본인의 이름을 레드슈즈라고 소개합니다. 일곱 난쟁이들은 자신들의 저주를 풀어줄 사람은 아름다운 '레드 슈즈'라고 희망을 품으며 그녀를 돕기 시작합니다. 일곱 난장이중 멀린 왕자는 이 영화의 남주인공으로  스노우 공주와 서로 좋아하게 됩니다. 원래는 멋진 외모이지만 현재는 못생기고 작은 난쟁이가 되어버린 멀린과 원래는 못생기고 뚱뚱하지만 현재는 아름답고 날씬하게 변한 스노가 보이는 진실과 거짓에 대한 태도의 차이도 잘 드러났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멀린이 위험한 순간 레드슈즈가 아닌 스노 공주일 때의 힘이라면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구두를 벗어던지고 멀린을 구해냅니다. 어떤 순간에도 본인의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던 공주였지만 소중한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일에는 망설일 순간도 필요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자신의 본래 모습을 보고 멀린이 실망했을 거라 생각하고 스노우 공주는 멀린을 떠나갑니다. 하지만 멀린은 자신의 못생기게 변한 모습까지도 사랑해 주고 응원해 주던 스노우 공주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공주를 찾아 나섭니다. 과연 두 사람은 행복한 결말을 맞이할 수 있을지 영화를 보고 확인해 주세요.

외모 지상주의 비판과 자연스러운 메시지 전달

외모 지상주의에 대한 비판과 풍자를 영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전달시킵니다. 어떤 인간이든지 외적인 아름다움을 원하고 추구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줍니다. 멀린과 스노우공주를 통해서 외면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내면을 바라보고 진심이 전달되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특히 영화 속에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직설적으로 표현합니다.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바로 대사 만으로도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어린아이들이 보아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아름다움은 겉모습만이 아니고 그 사람의 내면을 보아야 한다는 점을 느끼게 해주는 굉장히 기분 좋아지는 영화 레드슈즈 였습니다.